[아시아스타뉴스] 2025년 여름, 우리가 외면해온 바다가 드디어 입을 열었다. 환경 다큐멘터리 영화 《씨그널: 바다의 마지막 신호》(감독 박정례·이지윤)는 인류가 ‘풍요’라는 이름 아래 무심히 지나쳐온 해양 생태계의 붕괴를, ‘7가지 신호’라는 서사적 장치를 통해 조명한다. 이 작품은 단순한 환경 고발이 아닌, 생명체로서의 바다가 인간에게 보내는 마지막 경고음을 담고 있다.
이번 영화는 스페인의 해양 소음 전문가 미쉘 앙드레, 제주 해녀 이유정, 멕시코 어부, 호주 수중사진작가 등 실제 바다를 생업으로 삼고 살아가는 목격자 7인의 시선을 따라간다. 카메라는 그들의 일상을 정서적으로 밀착해 포착하며, 바다에서 일어나는 변화가 거대한 통계 수치가 아닌 ‘구체적 삶의 변화’임을 설득력 있게 그려낸다.
《씨그널》의 제작에는 시민 3,000명이 그린피스를 통해 직접 참여했다. 크라우드 펀딩으로 모인 후원은 다큐 제작뿐 아니라 부산과 국회에서 열린 시사회, 해양조약 ‘30x30’ 비준 촉구 캠페인 등으로 이어졌다. 영화는 과학이나 법률적 언어 대신, 촘촘한 수중 영상미와 증언 중심 내러티브를 통해 감정적으로 관객의 공감을 끌어낸다.
박정례 감독은 기존 감성 중심의 연출 방식에서 벗어나, 인간 중심 사고를 넘어서려는 시도를 담았다고 밝혔다. 이지윤 감독 또한 “마트 수산 코너의 풍요로움 뒤에, 바다가 비어가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며 본 프로젝트의 기획 동기를 설명했다.
관객은 영화를 통해 바다가 이미 죽어가는 것이 아니라 경고하고 있다는 사실을 마주하게 된다. 《씨그널》은 질문한다. “우리는 지금, 바다를 지킬 준비가 되어 있는가?” 이 영화는 감동적인 환경 다큐를 넘어, 바다와 인간이 더불어 살아가는 새로운 관계에 대한 사유를 강하게 촉구한다. 조재형 편집위원 agi35@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