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스타뉴스] “운명은 선택이다.” 이성출 전 한미연합군 부사령관이 회고록 ‘선택의 길, 군인’ 출간 기념회를 2024년 8월 25일 오후 3시 공군회관(에어포스호텔)에서 개최했다. 이번 출간 기념회에는 약 300여 명의 사람들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으며, 안철수 의원, 이만의 전 환경부 장관, 엄기영 전 MBC 사장, 이경재 전 방송통신위원장 등 주요 인사들이 자리를 빛냈다.

‘선택의 길, 군인’은 다큐멘터리처럼 진솔하게 기록된 이성출 전 부사령관의 일대기로, 매 순간이 선택이며 그 선택이 운명을 결정짓는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대한민국처럼 굴곡이 많은 나라에서 장군, 특히 대장이 된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며, 저자는 이를 자신의 선택의 결과라고 강조한다.

이성출 전 부사령관은 전남 신안군의 한 섬에서 태어나 검정고시로 고등학교에 진학했으며, 염전 설계사였던 아버지 덕분에 어린 시절 염부 생활을 경험했다. 이후 72:1의 경쟁률을 뚫고 검찰 공무원 시험에 합격하여 검찰 사무직으로 근무하다가 더 큰 사람이 되고 싶어 육군사관학교에 진학했다. 사관학교 시절부터 대장에 오르기까지 그의 군 생활은 매 순간이 운명을 결정짓는 선택의 연속이었다.

그는 소위로 임관하여 동해안 전방에 배치된 이후 7.4 남북공동성명, 데프콘3 발동을 야기한 판문점 도끼 사건, 1979년 박정희 대통령 시해 사건, 5.18 민주화 운동, 육군대학 교관 시절의 1983년 KAL기 격추 사건, 버마 폭발 사건, 동해안 무장간첩 사건 등 긴장된 순간들을 경험했다. 속초 해안전투단에서 소대장으로 시작하여 장교로서 성장하는 과정에서 남북 철도·도로 연결 공사 당시 지뢰 제거 작업을 수행하는 등 다양한 임무를 맡았다.

전략가이자 강한 리더십을 지닌 군인이었던 그는 한편으로는 따뜻한 감성을 가진 장군이기도 했다. 소대장 시절에는 병사들과 함께 혹한의 밤을 지새우며 일출을 보며 감동을 받았고, 제설 작업 중 병사들의 얼어붙은 손을 잡고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혹한기 훈련 중 눈 속에 파묻힌 병사들을 구출한 일과 사단장 시절 폭풍으로 길이 막힌 병사를 구출하려다 맨발로 계곡을 건너려다 제지당한 일 등은 그의 가슴에 깊이 남아있다.

병사들과 지속적으로 관계를 유지해온 이성출 전 부사령관은 전령으로 있던 강모 일병을 장군 진급 후 25년 만에 상주까지 찾아가 재회했다. 그러나 그로부터 다시 22년 후, 강 일병을 찾았을 때는 알츠하이머로 자신을 알아보지 못해 마음이 아팠다고 회고했다.

책에는 아시아태평양 국가들과의 군사 교류, 한미 동맹과 연합 작전, 다양한 전략 회의들에 대한 이야기들이 담담하게 그려져 있다. 이를 통해 장군들의 리더십과 국가관이 어떤 과정을 통해 단련되고 만들어지는지 알 수 있다. 저자의 다른 두 형제 또한 해군 소장과 공군 대령으로 예편했다.

이성출 전 부사령관의 회고록 ‘선택의 길, 군인’은 군인의 길을 걸어온 그의 인생과 선택의 연속을 통해 군인의 삶을 깊이 이해할 수 있는 귀중한 기록이다. 조재형 기자 agi35@hanmail.net